메타(META), 아이언맨 자비스는 이미 현실이 됐다 (feat. 레이밴메타, 뉴럴밴드)

 

메타 로고

저커버그의 자비스, 알고 보니 진짜 있었다

영화 아이언맨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거다. 말 한마디면 알아서 정보를 찾아주고, 눈앞에 필요한 정보를 띄워주는 자비스 같은 개인 비서. 그런데 놀랍게도 마크 저커버그는 이걸 실제로 만들어본 적이 있다. 2016년, 그는 개인 프로젝트로 음성인식과 스마트홈 제어가 가능한 홈 AI를 코딩했고, 그 이름을 정말로 아이언맨 속 비서 이름을 따서 자비스라고 붙였다. 당시에는 그냥 페이스북 창업자의 재미있는 사이드 프로젝트 정도로 여겨졌다. 조명을 켜고 끄고, 음악을 트는 수준이었으니 지금 기준으로는 소박하다면 소박한 시도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디어는 회사 전체의 방향이 됐다. 메타는 얼굴에 쓰는 안경 형태로 카메라, 스피커, 인공지능을 결합한 스마트글라스를 수백만 대씩 팔고 있고, 저커버그 본인은 자신의 업무를 일부 위임할 개인 AI 에이전트까지 비공개로 구축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개인의 취미 프로젝트가 어떻게 수천만 대 규모의 하드웨어 사업으로 자라났는지, 그 과정을 주린이의 눈높이에서 하나씩 짚어보려 한다.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그리고 웨어러블 기업으로

메타 플랫폼스(티커 META)는 원래 페이스북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회사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합쳐 하루 이용자만 35억 명이 넘는 초대형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2021년 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 회사는 단순한 소셜미디어 기업을 넘어서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가상현실(VR) 헤드셋과 메타버스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디지털 부동산 같은 메타버스 콘셉트는 최고점 대비 99% 가까이 폭락하며 시장의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메타버스 투자가 주춤하던 사이, 회사의 무게중심은 조용히 스마트글라스로 옮겨갔다. 이유는 단순하다. 헤드셋을 쓰고 가상 세계에 들어가는 것보다, 평소에 쓰는 안경에 AI를 심는 쪽이 훨씬 자연스럽고 진입장벽이 낮았기 때문이다. 안경은 이미 수억 명이 매일 쓰는 물건이니, 여기에 카메라와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 기능만 얹으면 별도의 학습곡선 없이 바로 자비스 같은 경험을 시작할 수 있는 셈이다. 지금 메타의 하드웨어 전략은 이 웨어러블 축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레이밴 메타, 자비스의 첫걸음이 되다

메타가 안경 전문업체 에실로룩소티카와 손잡고 내놓은 레이밴 메타 스마트글라스는 처음엔 그저 카메라 달린 선글라스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2025년 한 해에만 레이밴과 오클리 브랜드를 합쳐 700만 대 넘게 팔리며 2023년과 2024년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세 배 이상 많이 팔렸다. 시장조사업체 IDC 기준으로 메타는 전 세계 스마트글라스 시장에서 69퍼센트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다른 조사에서는 80퍼센트 이상이라는 수치도 나온다. 사실상 이 시장을 혼자 이끌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수요가 너무 강해서 메타와 에실로룩소티카는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목표인 1000만 대에서 2000만 대, 많게는 3000만 대까지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사용자가 전용 버튼을 눌러 메타 AI 비서를 부르면, 눈앞에 보이는 사물을 인식하거나 실시간으로 번역해주고 궁금한 것을 바로 물어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손안의 컴퓨터가 눈앞에 떠 있는 셈이다. 아직 화면은 없지만, 음성만으로도 자비스의 초기 버전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제품이 왜 이렇게 빠르게 팔려나가는지 이해가 간다.

뉴럴밴드와 디스플레이, 진짜 자비스에 한 걸음 더

레이밴 메타가 음성 중심의 자비스였다면, 한 단계 더 나아간 제품이 있다. 가격대가 더 높은 레이밴 디스플레이 스마트글라스는 렌즈 안에 실제 화면을 띄울 수 있어서, 필요한 순간에만 정보를 보여주고 평소에는 완전히 투명한 안경처럼 보이도록 설계됐다. 실시간 자막이나 번역 기능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 안경과 함께 손목에 차는 밴드가 하나 더 있는데, 이 뉴럴 밴드는 근육의 미세한 전기신호를 읽어서 손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도 스와이프하거나 클릭하는 것처럼 동작을 인식한다.

이 조합이 흥미로운 이유는, 손이나 목소리로 화면을 조작하는 방식이 영화 속 자비스가 홀로그램 화면을 손짓으로 넘기던 장면과 꽤 비슷한 그림을 그려낸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은 완벽한 홀로그램이 아니라 렌즈 위에 뜨는 작은 화면 수준이지만, 방향성만큼은 명확하다. 메타는 이 생태계를 스포츠용 오클리 브랜드, 손목 웨어러블, 안경을 하나로 묶어서 사용자가 여러 기기를 동시에 착용하며 데이터를 주고받는 구조로 설계하고 있다. 안경 하나에 모든 센서를 다 욱여넣기보다, 주변 기기들과 정보를 나눠 가지는 쪽이 더 가볍고 실용적이라는 판단인 셈이다.

오리온, 진짜 증강현실을 향한 다음 단계

지금까지 나온 레이밴 메타 시리즈는 사실 진짜 증강현실(AR) 기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화면이 있어도 현실 공간과 상호작용하기보다는 단순히 정보를 띄워주는 수준에 가깝기 때문이다. 메타가 진짜 승부를 보려는 제품은 따로 있는데, 바로 코드명 오리온이라는 AR 글래스다. 2024년 처음 시제품이 공개됐을 때 마그네슘 합금 소재에 자체 개발한 칩을 탑재하고, 손 추적과 음성 제어, 손목 밴드를 결합해 진짜 디지털 정보와 현실 공간이 겹쳐 보이는 경험을 시연했다. 당시 이 발표와 함께 메타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시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대당 1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비싸서, 아직은 소비자용 제품으로 팔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메타 내부적으로는 2027년 양산 시점까지 가격을 1500달러 수준으로, 2030년에는 700달러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2030년쯤이면 스마트글라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지금의 레이밴 메타가 사용자 습관을 만들고 개발자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면, 오리온은 그 다음 단계, 그러니까 진짜 자비스에 가장 가까운 형태가 될 후보로 준비되고 있는 셈이다.

리스크도 분명히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가장 먼저 불거진 문제는 프라이버시다. 뉴욕의 한 매장에서 직원이 안경을 쓴 손님에게 몰래 촬영당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촬영 중임을 알리는 LED 표시등을 손으로 가리면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메타는 기술적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언제 어디서든 촬영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자체는 기술로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AI 안경이 진짜 대중적인 비서로 자리 잡으려면 기술 완성도만큼이나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경쟁 구도도 만만치 않게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은 구글의 제미나이를 탑재한 갤럭시 글래스를 공개했고, 구글은 안경 전문업체들과 손잡고 올해 안에 자체 AI 안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도 2027년쯤 스마트글라스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메타는 최근 인공지능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과정에서 전체 인력의 상당수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드웨어에서 앞서가고 있는 지금의 우위를 언제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주린이가 그려보는 메타의 미래, 개인적인 생각

10년 전 저커버그가 취미 삼아 만들었던 자비스라는 이름의 개인 프로젝트가, 지금은 연간 수천만 대를 파는 하드웨어 사업의 씨앗이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흥미로웠다. 아이디어 자체는 늘 있었지만, 이걸 현실적인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시장의 타이밍이 이제야 맞아떨어진 느낌이다. 마치 오랫동안 스케치만 하던 발명가가 어느 날 갑자기 재료와 도구를 다 갖추게 된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을 내다보면, 지금의 레이밴 메타는 스마트폰 초창기의 피처폰 같은 위치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화면도 없고 기능도 단순하지만, 사람들이 안경 형태의 AI 기기에 익숙해지는 시작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리온 같은 진짜 AR 글래스가 가격을 낮추고 대중화되는 시점이 온다면, 그때는 지금 스마트폰을 쓰듯 안경을 쓰고 다니며 자비스와 대화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프라이버시 문제나 애플, 구글 같은 거대 경쟁자들의 추격이라는 변수도 만만치 않아서, 이 레이스가 메타의 독주로 끝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10년 전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지금 이렇게 커진 걸 보면, 앞으로 10년 뒤에는 또 어떤 모습일지 주린이로서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본 글은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정보 정리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투자 전 반드시 본인의 판단하에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팔로우 하시면 다양한 종목들을 같이 알아갈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Bloomberg · CNBC · Meta Quest Blog(about.fb.com) · Axios · TechRadar · XR Today · Digital Watch Observatory · Basic Tutorials(EssilorLuxottica 실적 보도)

🔗 관련 글

• 스냅(SNAP), 스마트폰 다음은 안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