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테크놀러지스(VOYG) 나사가 쏘아올린 탐사선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 회사 이야기 (feat. 스타랩,우주)
1977년, 나사(NASA)는 두 대의 탐사선을 우주로 쏘아 올렸습니다. 이름은 보이저 1호와 2호. 지금도 태양계 끝자락을 지나 성간우주를 날아가고 있는, 인류가 만든 가장 멀리 간 물체입니다. 그런데 2025년, 뉴욕증시에 이 탐사선과 철자 하나 다르지 않은 이름을 가진 회사가 상장했습니다. 바로 '보이저 테크놀러지스(Voyager Technologies)'입니다.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저는 당연히 나사와 관련된 기업이거나, 최소한 탐사선을 연구하던 팀이 만든 회사일 거라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이 회사는 나사의 보이저 프로젝트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2019년에 세워진 미국의 민간 우주·방산 기업입니다. 이름만 빌려온 걸까요, 아니면 '두 번째 보이저'가 되겠다는 포부가 담긴 이름일까요? 게다가 이 회사가 하는 일을 들여다보면 더 놀랍습니다. 한쪽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신할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짓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들어가는 유도항법 장치를 만듭니다. 이름은 탐사선에서 빌려왔지만 사업은 전혀 다른 이 회사, 지금부터 주린이의 눈높이에서 하나씩 파헤쳐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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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 |
2019년 덴버에서 시작된 회사, 보이저 테크놀러지스는 누구인가 (feat. 딜런 테일러, 나스닥 아닌 뉴욕증시 상장)
보이저 테크놀러지스는 2019년 8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딜런 테일러(Dylan Taylor)와 매튜 쿠타(Matthew Kuta) 두 사람이 함께 세운 회사입니다. 딜런 테일러는 원래 상업용 부동산 회사 콜리어스(Colliers)에서 글로벌 브로커리지 부문 대표를 지낸 인물로, 우주 관광과 우주 탐사 분야에 개인적으로 투자하다가 아예 회사를 차린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튜 쿠타는 민간인의 우주 접근을 돕는 비영리단체 '스페이스 포 휴머니티'를 만든 경력이 있는, 우주 정책에 밝은 인물입니다. 회사는 처음에는 '보이저 스페이스 홀딩스'라는 이름으로 여러 우주 관련 기업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다가, 국방·안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아 2025년 1월 지금의 이름인 '보이저 테크놀러지스'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2025년 6월 11일, 주당 31달러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는데, 상장 첫날 기업가치가 38억 달러(약 5조 원)까지 뛰어오르며 우주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상장 전까지 이미 전 세계 약 35개국의 정부기관, 상업 고객, 비영리단체를 위해 2,000건이 넘는 우주 미션을 수행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방위산업부터 우주정거장까지, 보이저의 3대 사업축 이해하기 (feat. 방산·우주솔루션·스타랩)
보이저 테크놀러지스의 사업은 크게 세 개의 축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방위·국가안보(Defense & National Security)' 부문으로, 통신 기술과 유도항법제어(GNC) 장치, 신호정보(SIGINT) 수집 장비, 각종 방어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자회사인 밸리 테크 시스템스(Valley Tech Systems)는 미사일 추진 장치를, 스페이스 마이크로(Space Micro)는 정밀 항법·센싱 장비를 만드는데, 2024년에는 록히드마틴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방어에 쓰이는 추진·광학유도 시스템 공급업체로 보이저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우주솔루션(Space Solutions)' 부문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부착돼 장비와 화물을 우주선 밖으로 내보내는 통로 역할을 하는 '비숍 에어록(Bishop Airlock)', 우주정거장에서 미세중력 가속도를 측정하는 '샘스(SAMS)' 장비, 그리고 궤도 서비스와 우주 제조, 심우주 탐사에 쓰이는 추진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이 부문은 보이저 산하의 나노랙스(Nanoracks)라는 회사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축이 바로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룰 '스타랩(Starlab) 우주정거장' 사업입니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의 인공지능 기술을 여러 사업 부문에 접목하는 협력도 진행 중이라, 방산과 우주 인프라, 그리고 AI가 한 회사 안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ISS가 은퇴하면 그 자리를 채울 스타랩(Starlab), 스페이스X 로켓으로 쏘아 올린다 (feat. 에어버스, 힐튼)
국제우주정거장(ISS)은 노후화로 인해 2030년경 궤도에서 이탈시켜 폐기될 예정입니다. 나사는 ISS가 사라진 뒤에도 저궤도(LEO)에서 사람이 계속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민간기업들에게 그 후계자 자리를 맡기는 '상업용 저궤도 목적지(Commercial LEO Destination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이저는 이 프로그램에서 2021년 나사로부터 1억 6,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내며 스타랩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23년에는 유럽 최대 항공우주기업인 에어버스(Airbus)와 정식 합작법인 '스타랩 스페이스'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캐나다의 MDA 스페이스도 지분 파트너로 합류했고, 호텔 체인 힐튼(Hilton)은 우주정거장 내 승무원 거주 공간과 휴게 공간의 인테리어를 설계하는 협력을, 노스롭그루먼은 별도 협업 계약을 맺었습니다. 스타랩의 특징은 지름 약 8미터짜리 단일 모듈 안에 시스템 데크, 실험실 데크, 승무원 거주 데크까지 한 번에 담아, 별도의 추가 발사 없이도 완전한 형태로 우주에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발사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대형 로켓 '스타십'을 이용할 계획이며, 연간 400건 이상의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2025년 말 핵심설계검토(CDR) 단계에 들어갔고, 아직 발사도 하지 않은 상업용 실험 공간의 예약률이 이미 130%에 달할 만큼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숫자로 보는 보이저 - 커지는 매출과 여전한 적자, 그리고 롤러코스터 주가 (feat. 2026년 실적, 백로그)
2026년 1분기 기준 보이저의 매출은 3,52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난 수준이었지만, 앞으로 받을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고(백로그)는 2억 7,53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4%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흐름에 힘입어 회사는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보다 높인 2억 3,000만~2억 5,500만 달러(전년 대비 39~53% 성장)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적자 기업입니다. 1분기 순손실은 4,400만 달러, 조정 EBITDA도 마이너스 3,330만 달러를 기록했고, 스타랩 개발 등에 들어가는 투자 때문에 분기 잉여현금흐름도 마이너스 6,680만 달러였습니다. 대신 현금 및 현금성자산 4억 2,940만 달러에 회전신용한도까지 더한 총유동성은 6억 4,140만 달러로, 당장 자금이 마르진 않을 정도의 여력은 갖추고 있습니다. 2026년 6월에는 달 착륙선 개발사 아스트로보틱(Astrobotic)을 최대 3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며 사업 영역을 달 궤도까지 넓혔고, 회사의 법적 소재지를 텍사스로 옮기는 안건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주가 흐름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입니다. 상장 후 한때 주당 70달러 선까지 올랐다가 52주 최저가 기준으로는 17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최근에는 20달러 중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BTIG, 울프리서치, 제프리스, 웨드부시 등 여러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50~60달러대로 올려 잡을 만큼 낙관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그만큼 높은 변동성(베타 2.87 이상)을 감내해야 하는 종목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2분기 실적 발표는 2026년 8월 3일 장 마감 후 공개되고, 다음날인 8월 4일 콘퍼런스콜이 예정되어 있어, 이 글을 보시는 시점과 가까운 시일 내에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우주정거장 레이스의 4파전 - 액시엄, 오비탈리프, 그리고 보이저의 스타랩 (feat. 블루오리진, 나사)
ISS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건 보이저 하나만이 아닙니다. 크게 보면 네 개 진영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독립적으로 우주정거장 '액시옴 스테이션'을 짓고 있는 액시옴 스페이스(Axiom Space)로, 태양전지판 모듈을 먼저 ISS에 부착한 뒤 이를 분리해 독자적인 정거장으로 만드는 단계적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주도하고 시에라스페이스, 레드와이어, 보잉 등이 참여하는 '오비탈 리프(Orbital Reef)'입니다. 세 번째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신생기업 배스트(Vast)이고, 네 번째가 바로 보이저가 이끄는 스타랩입니다. 나사는 이 네 진영 모두에게 개발 자금을 나눠 지원하며 승자를 미리 정하지 않고 여러 팀을 동시에 키우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이는 어느 한 프로젝트가 일정 지연이나 기술적 문제를 겪더라도 저궤도 유인 우주정거장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이 경쟁에서 보이저의 차별점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하나는 스타랩이 에어버스·미쓰비시·MDA스페이스까지 참여하는 가장 국제적인 연합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보이저 본체가 우주정거장 사업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고 방위산업이라는 별도의 안정적인 매출원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주정거장처럼 개발 기간이 길고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에서는, 그 사이를 버텨줄 다른 현금흐름이 있다는 게 경쟁사 대비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주린이가 그려보는 보이저 테크놀러지스의 미래, 개인적인 생각
여기서부터는 순전히 주린이의 개인적인 상상이자 의견입니다. 보이저를 공부하면서 든 생각은, 이 회사가 마치 '빌딩을 짓는 동안 옆에서 컨설팅 사업도 같이 하는 시행사'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타랩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는 완공(발사)까지 최소 2~3년, 그것도 스페이스X의 스타십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 변수가 많은 사업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도 회사가 존속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방위산업이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이미 현금이 들어오는 사업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5~10년 뒤를 그려보면, 만약 스타랩이 계획대로 궤도에 오르고 실제로 130%에 달하는 예약 수요를 소화해낸다면, 보이저는 '저궤도의 건물주'가 되어 여러 나라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으로부터 임대료 같은 이용료를 받는 구조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 지금은 하나의 스타트업이 우주정거장이라는 상업용 오피스 빌딩과 방위산업이라는 임대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모습에 가깝고, 훗날에는 이 오피스 빌딩에 입주한 여러 '우주 임차인'들의 활동이 늘어날수록 회사의 수익도 함께 커지는 그림을 상상해봅니다. 다만 로켓 발사 일정 지연, 막대한 개발비로 인한 지속적인 현금 소진, 그리고 액시옴이나 오비탈 리프 같은 경쟁 진영과의 속도 싸움은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리스크라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상상이자 의견일 뿐이라는 점,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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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Renaissance Capital - Voyager IPO 신고 · CNBC - 상장 첫날 기업가치 · Voyager Technologies 공식 - Starlab 소개 · Airbus 공식 - Starlab 소개 · SpaceNews - 에어버스·보이저 합작법인 · StockTitan - 2026년 1분기 실적 · The Motley Fool - 우주정거장 경쟁구도 · stockanalysis.com - VOYG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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