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EVTL), 영국이 만드는 '하늘의 테슬라' (feat. VX4, Valo)
'하늘의 테슬라'라는 별명,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별명이 붙은 회사가 테슬라처럼 자동차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오늘 살펴볼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 티커: EVTL)는 자동차 대신 '전기로 나는 비행기'를 만드는 영국 회사예요.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뜨고 내리지만, 하늘에서는 비행기처럼 날개로 날아가는 신개념 항공기죠. 아직 상업 비행을 시작하지도 않은 회사인데 왜 이런 거창한 별명이 붙었는지, 그리고 이 회사가 실제로 어떤 나라들을 노리고 있는지 주린이의 눈높이에서 하나씩 파헤쳐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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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비행기 |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된 항공우주 기술 기업으로, 본사는 항공산업의 중심지로 불리는 브리스톨(Bristol)에 있어요. 이 회사가 만드는 건 'eVTOL(이브톨,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이라고 불리는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예요. 쉽게 말하면 활주로 없이 헬리콥터처럼 제자리에서 뜨고 내릴 수 있으면서도, 일단 하늘에 오르면 프로펠러가 앞으로 방향을 틀면서 비행기처럼 날개의 양력을 이용해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날아가는 항공기예요. 이런 방식을 '틸트로터(tiltrotor)'라고 부르는데, 헬리콥터의 장점(좁은 공간 이착륙)과 비행기의 장점(빠른 속도, 긴 항속거리)을 동시에 가져가려는 시도라고 이해하면 쉬워요.
회사는 2021년 스팩(SPAC) 합병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고, 현재 티커는 EVTL이에요. 창업자이자 CEO였던 스티븐 피츠패트릭은 영국의 에너지 기업 오보(OVO Energy) 창업자 출신으로, F1(포뮬러원)과 롤스로이스, 에어버스 등 항공·자동차 업계 베테랑들을 대거 영입해 팀을 꾸렸어요. 초기 기체 이름은 'VX4'였는데, 2025년 12월 상업화 버전의 이름을 'Valo(발로)'로 새롭게 공개했어요. VX4가 기술을 검증하는 시제기 이름이라면, Valo는 실제로 승객을 태우고 팔릴 상업용 기체의 이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VX4에서 Valo로, 기술 개발은 어디까지 왔을까요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의 핵심 기술 도전 과제는 '전환 비행(transition flight)'이었어요.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뜬 다음, 프로펠러를 앞으로 기울여 비행기 모드로 바꾸는 순간이 eVTOL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으로 꼽혀요. 자동차로 치면 정지 상태에서 갑자기 방향과 구동 방식을 통째로 바꾸는 셈이니까요. 이 회사는 2026년 4월 14일, 영국 코츠월드 공항에서 시험 조종사가 탑승한 상태로 이 전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후 7월에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대중 앞에서 처음으로 이 비행을 공개 시연했어요.
현재 버티컬은 총 3대의 실물 크기 시제기를 보유하고 있고, 2025년 12월 마지막 3호기까지 완성하면서 동시에 여러 대를 비행시켜 시험 데이터를 빠르게 쌓을 수 있는 체제를 갖췄어요. 다음 단계는 '핵심 설계 검토(Critical Design Review, CDR)'로, 실제 인증을 받을 최종 설계를 확정하는 절차예요. 이 단계를 통과하면 인증용 사전 양산기(pre-production aircraft) 7대를 영국에서 제작해 영국 민간항공청(CAA)과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검증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다만 상업 인증 목표 시점은 계속 뒤로 밀리고 있는데요, 2024년 11월에는 2026년에서 2028년으로, 2026년 7월에는 다시 2029년으로 일정이 늦춰졌어요. eVTOL처럼 완전히 새로운 항공기 카테고리는 규제기관도 처음 다루는 영역이라 인증에 시간이 걸리는 게 이 업계의 공통적인 특징이에요.
사전예약 1,500대, 어떤 회사들이 줄을 섰을까요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약 1,500대, 금액으로는 약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에 달하는 '조건부 사전예약(conditional pre-order)'을 확보했다는 점이에요. 여기서 '조건부'라는 표현이 중요한데, 이는 실제 계약금이 오가는 확정 판매가 아니라 인증과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구매하겠다는 의향서에 가까워요. 그래도 이름값이 상당한데요, 아메리칸항공은 최대 250대(추가 옵션 100대 포함)를 예약했고 그중 50대는 우선 인도 순번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금까지 지급했어요. 항공기 리스 전문업체 아볼론(Avolon)은 최대 500대를 주문한 뒤 이를 여러 항공사에 재배분했는데, 브라질의 GOL 및 그루포 콤포르치에 250대, 일본항공(JAL)에 최대 100대,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에 최대 100대, 튀르키예 괴젠 홀딩에 최대 100대를 나눠준 구조예요. 여기에 헬리콥터 운항 전문기업 브리스토우(Bristow)가 최대 100대를 별도로 예약하며 '레디 투 플라이(ready-to-fly)' 파트너십을 맺어, 기체뿐 아니라 조종사·정비·보험까지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도 준비 중이에요.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어느 나라들을 타겟으로 하나요
이 회사의 사업 구조를 이해하는 데 특히 중요한 부분이 바로 '어느 나라를 노리고 있는가'예요. 버티컬은 스스로를 '4개 대륙에 걸친 고객 기반을 가진 회사'라고 소개하는데, 실제 파트너십 지도를 그려보면 상당히 넓게 퍼져 있어요.
먼저 홈그라운드인 영국과 유럽이 있어요. 본사가 영국에 있는 만큼 영국 정부로부터 프로펠러·충전 기술 개발에 누적 3천7백만 파운드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받았고, EASA 인증도 함께 추진하고 있어요. 유럽연합(EU)이 지원하는 'VERTI-GO'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스페인 말라가와 마르베야를 잇는 노선에서 eVTOL 실증 비행을 준비하고 있고요.
미국은 아메리칸항공이라는 대형 고객이 있는 시장이에요.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도 별도로 준비 중인데, 버티컬은 영국·EU 인증 체계를 FAA·브라질 국가민간항공청(ANAC)·일본 항공국(JCAB) 등 다른 나라 규제기관에도 이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즉 한 나라에서 인증받은 뒤 이를 발판 삼아 여러 나라로 동시에 확장하려는 전략이에요.
중남미에서는 브라질이 핵심이에요. 브라질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GOL과 지역 교통기업 그루포 콤포르치가 총 250대를 예약했는데, 상파울루처럼 교통 체증이 극심한 대도시는 도심항공교통(UAM)의 실험 무대로 꼽히는 곳이에요.
아시아에서는 일본항공(JAL)이 대표 파트너예요. 일본은 인구밀도 높은 대도시와 섬 지역이 많아 이착륙 공간이 제한적인 헬리콥터형 이동 수단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언급되는 시장이고요,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 역시 동남아시아 노선 확장을 염두에 두고 사전예약에 참여했어요.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클러스터2 공항운영사(Cluster2 Airports Company)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사우디 공항 네트워크 내 eVTOL 운항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고 있어요.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신도시·관광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중동 지역은 eVTOL 업계 전반에서 '큰손'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에요.
마지막으로 튀르키예의 괴젠 홀딩, 룩셈부르크의 시그마 에어모빌리티(럭사비에이션 그룹 계열) 등도 파트너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유럽 내에서도 영국·스페인을 넘어 지역을 넓혀가는 모습이에요. 정리하면 버티컬의 전략은 한두 개 나라에 집중하기보다, 항공사·리스사·공항운영사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파트너를 통해 북미·남미·유럽·아시아·중동에 동시다발적으로 씨앗을 뿌려두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어요.
투자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리스크
화려한 사전예약 숫자만 보면 장밋빛 미래처럼 보이지만, 주린이 입장에서 꼭 함께 봐야 할 부분이 재무 상황이에요. 버티컬은 아직 단 한 대의 상업용 항공기도 판매하지 못한 개발 단계 회사이기 때문에 매출보다 지출이 훨씬 큰 구조예요. 2026년 5월 기준 보유 현금은 약 9,600만 달러 수준으로 언급됐고,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자본잠식 상태라는 지적도 나와요. 이를 메우기 위해 2026년 5월에는 최대 8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조달 패키지(지분·대출 혼합)를 발표했는데, 이는 실제로 확보된 현금이 아니라 '조달 가능한 최대 한도'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해요. 이 발표 직후 이사회 의장이었던 돔놀 슬래터리가 사임을 발표하며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어요.
또한 앞서 언급했듯 인증 목표 시점이 2026년 → 2028년 → 2029년으로 계속 밀리고 있다는 점도 주의 깊게 봐야 할 대목이에요. 신개념 항공기의 인증은 원래도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일정이 반복적으로 지연될수록 추가 자금조달의 필요성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 우려로 이어질 수 있어요. 사전예약 역시 '조건부'라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는데, 계약금이 크게 걸려있지 않은 예약은 경기 상황이나 경쟁사 동향에 따라 취소되거나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주린이가 그려보는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의 미래, 개인적인 생각
개인적으로 이 회사를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지금 '비행기를 파는 회사'라기보다 '전 세계 하늘길에 미리 깃발을 꽂아두는 회사'에 가깝다는 거예요. 마치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프랜차이즈가 전 세계 유망한 상권 자리부터 먼저 계약해두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다만 상권 계약과 다른 점은, 이 '가게'가 실제로 문을 열려면 각국 정부의 항공 안전 인증이라는 매우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거예요.
5~10년 뒤를 상상해보면, 만약 2029년 인증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브라질의 대도시나 일본의 섬 지역, 사우디의 신도시처럼 기존 교통 인프라가 불편한 곳부터 시범적으로 하늘길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반면 인증이 다시 한번 미뤄지거나 경쟁사(조비 에비에이션, 아처 에비에이션 등)가 먼저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지금의 화려한 사전예약 숫자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훨씬 더 오랜 시간과 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고요. 저는 이 회사를 '완성형 비행기 제조사'라기보다는 '아직 이륙 전인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으로 보고, 인증 일정과 현금 상황을 분기마다 체크하며 천천히 지켜보려고 해요.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주린이의 개인적인 상상이자 의견일 뿐이라는 점, 다시 한번 말씀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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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eliHub · Vertical Aerospace 완성 3호 시제기 관련 기사 (helihub.com) · AeroMorning · Vertical Aerospace 이사회 의장 사임 관련 기사 (aeromorning.com) · Scientific American · VX4 전환 비행 시험 관련 기사 (scientificamerican.com) · FlightGlobal · Valo 인증 일정 지연 관련 기사 (flightglobal.com) · Aviation Week · VX4 최종 시제기 관련 기사 (aviationweek.com) · StockTitan · Vertical Aerospace(EVTL) 뉴스 페이지 (stocktitan.net) · TipRanks · EVTL 주가 및 재무 분석 (tipranks.com) · Barchart · EVTL 주가 정보 (barchart.com) · Aerospace Manufacturing and Design · Vertical-Bristow 파트너십 관련 기사 (aerospacemanufacturinganddesign.com) · Aerospace Global News · Vertical Aerospace 고객사 현황 기사 (aerospaceglobalnews.com) · BusinessWire · Vertical Aerospace 신규 고객 발표 보도자료 (businesswire.com) · Simply Wall St · Vertical Aerospace(EVTL) 기업 분석 (simplywall.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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